
🔎 3줄 요약
- 월마트는 오프라인 매장 중심의 유통 구조를 바탕으로 이커머스·광고·핀테크 등 비유통 사업 비중을 확대하며 수익 구조 다변화를 추진하고 있습니다.
- AI·데이터 기반 운영과 광고·이커머스·물류 자동화 확대를 통해 기술기업으로의 전환을 가속하고 있으며, 최근에는 나스닥으로 상장을 이전하기도 했는데요.
- 고물가 환경 속에서 가격 대비 가치를 중시하는 소비가 늘며 실적 방어력은 강화됐지만, 배송 확대에 따른 물류·인건비 부담과 경쟁 심화는 중장기 수익성의 변수로 남아 있습니다.
월마트는 전국에 촘촘히 분포한 오프라인 매장을 기반으로 물류·이커머스·광고·핀테크까지 사업 영역을 확장하고 있습니다.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고물가·인플레이션 환경 속에서 가성비를 앞세운 경쟁력이 다시 주목받는 가운데, 월마트는 최근 나스닥 이전까지 단행하며 기술·데이터 기업으로서의 정체성을 내세우는데요. 전통적인 유통 기업을 넘어 이커머스 확장과 AI 도입 등 다양한 전환을 시도하고 있다는 점에서 시장의 평가도 달라집니다. 오늘 <기업 한입>에서는 월마트의 비즈니스 모델과 경쟁력, 그리고 앞으로의 과제를 살펴봅니다.
월마트, 글로벌 소매 사업 1위의 비결은?
🏢 언제나 저렴한 가격으로
월마트(Walmart)는 1962년 미국 아칸소주 로저스에서 샘 월턴(Sam Walton)이 설립한 할인 유통 기업입니다. 샘 월턴은 당시 대형 유통업체들이 대부분 대도시 중심으로 운영되고 있다는 점에 주목했는데요. 이로 인해 대도시 외곽과 중소도시 소비자들은 상대적으로 소비 선택지가 제한된 상황이었죠. 월마트는 이 틈을 파고들어 대도시가 아닌 중소도시를 거점으로 매장을 확장하며, 저소득·중산층을 핵심 고객으로 삼았습니다. 여기에 특정 기간 할인에 의존하지 않고 항상 낮은 가격을 유지하는 ‘Everyday Low Price’(EDLP) 전략을 내세워 소비자의 신뢰를 쌓고 방문 빈도를 높였죠.
이를 바탕으로 월마트는 전 세계 약 1만 700개 이상의 매장과 210만 명에 달하는 직원을 둔 세계적 기업으로 성장했습니다. 현재 미국을 포함한 19개국에서 매장을 운영 중인데요. 식료품과 생활필수품 중심의 사업 구조 덕분에 경기 변동에도 비교적 안정적인 매출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는 점이 월마트의 가장 큰 강점이죠.
🛒 오프라인 유통의 절대 강자
월마트의 경쟁력은 촘촘한 오프라인 매장 구조에서 나옵니다. 월마트를 대표하는 오프라인 매장은 월마트 슈퍼센터(Walmart Supercenter)인데요. 2025년 기준 미국에만 약 3,500개 이상의 슈퍼센터가 운영 중이죠. 슈퍼센터는 대형 할인점과 대형 식료품점을 결합한 형태로, 식료품과 생활용품 같은 필수 소비재부터 의류·가전·가구·완구까지 대부분의 생활 소비를 한 공간에서 해결할 수 있도록 설계된 매장입니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한 번의 방문으로 필요한 물건을 모두 구매할 수 있는 '원스톱 쇼핑'이 가능한 구조죠.
월마트는 슈퍼센터보다 규모가 작은 매장 포맷도 함께 운영하고 있습니다. 대표적으로는 월마트가 창업 초기부터 운영해 온 기본 매장 형태 '디스카운트 스토어'와 신선식품 중심의 '네이버후드 마켓'이 있는데요. 슈퍼센터에 비해 면적이 상대적으로 작고 운영 비용이 낮아 중소도시나 외곽 지역에 빠르게 확장하기에 적합합니다. 2025년 기준 미국에는 약 250개의 디스카운트 스토어와 670개의 네이버후드 마켓이 운영되는데요. 최근에는 자사 온라인 쇼핑몰 'Walmart.com'을 중심으로 이커머스 사업도 빠르게 성장 중이죠.
💸 월마트, 어떻게 돈 벌까?
2025회계연도 기준 월마트의 연 매출은 약 6,810억 달러(약 1,004조 원)로, 전 세계 소매 기업 가운데 가장 큰 규모입니다. 매출의 절반 이상인 55~60%는 여전히 제품 판매, 특히 식료품에서 발생하는데요. 개별 상품의 이익률은 낮지만 구매 빈도가 높고 경기 변동에 덜 민감해 월마트의 실적을 안정적으로 떠받쳐 줍니다. 고물가나 경기 둔화 국면에서도 월마트의 실적이 비교적 흔들림이 적은 이유이기도 하죠.
최근 들어 눈에 띄게 성장하는 수익원은 광고 사업인 '월마트 커넥트'(Walmart Connect)입니다. 월마트는 온라인몰과 앱, 오프라인 매장에서 축적되는 방대한 소비자 데이터를 활용해 브랜드와 판매자에게 광고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데요. 이커머스 이용이 늘어나면서 검색 광고와 추천 상품 광고 수요도 빠르게 증가했습니다. 현재 월마트 커넥트의 연간 매출은 약 40억 달러 중반 수준으로 추정되죠.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아직 크지 않지만, 제품 판매와 달리 마진이 높아 성장성이 큰 사업으로 평가받습니다.
유료 멤버십 서비스인 '월마트 플러스'(Walmart+)도 주요 수익원으로 부상 중입니다. 월마트 플러스는 일정 연회비를 받고 무료 배송과 빠른 배송, 주유 할인, 매장 픽업 혜택 등을 제공하는 구독형 서비스로, 고객의 재구매 빈도와 플랫폼 충성도를 높이는 역할을 합니다.
🚚 진짜 강점은 유통망
월마트의 가장 큰 경쟁력은 물류 운영 방식에 있습니다. 월마트는 창업 초기부터 외부 물류업체에 과도하게 의존하기보다, 자체 물류센터와 전용 운송망을 구축해 상품 이동 전 과정을 직접 통제해 왔는데요. 대량으로 조달한 상품을 물류센터를 거쳐 매장으로 빠르게 공급하며 중간 단계를 최소화했고, 그 결과 재고 회전 속도를 높이면서도 운송·보관 비용을 낮출 수 있었습니다. 덕분에 개별 상품의 마진이 낮은 환경에서도 전체 수익성을 안정적으로 유지할 수 있었죠.
오프라인 매장을 물류 거점으로 활용하는 전략 역시 월마트의 핵심 강점입니다. 전국에 분포한 매장을 단순한 판매 공간이 아닌 온라인 주문 처리, 매장 픽업, 라스트마일 배송의 출발점으로 활용하며 배송 거리와 시간을 크게 줄였습니다. 매장 출고와 매장 내 자동화 설비를 결합한 '마이크로 풀필먼트' 방식은 대형 물류센터 중심의 배송망을 구축해 온 아마존과는 다른 접근입니다. 기존 오프라인 자산을 물류 인프라로 전환해 비용 효율적인 옴니채널 체계를 구축했다는 점이 월마트 공급망 전략의 가장 뚜렷한 차별점이죠.
월마트, 이젠 기술 기업이다
🤖 AI·데이터 기반 운영으로 진화하는 월마트
월마트는 최근 AI와 데이터 기술을 유통 운영 전반에 적극적으로 접목해 전통적인 소매 기업에서 테크 기반 유통 기업으로의 전환 속도를 높입니다. 매일 수억 건에 이르는 거래와 재고 이동 과정에서 축적되는 방대한 데이터를 비용 절감과 효율 개선의 핵심 자산으로 활용하고 있죠. 대표적인 사례가 AI 기반 수요 예측과 자동 발주 시스템입니다. 월마트는 날씨 변화, 지역별 이벤트, 요일·시간대별 판매 패턴, 과거 프로모션 효과를 분석해 매장별·상품별 수요를 예측하는 시스템을 도입했는데요. 이 예측값은 물류센터와 매장 발주 시스템에 자동으로 연결돼, 판매 속도가 빨라진 상품은 즉시 보충하고 회전율이 낮은 상품은 발주량을 줄이는 방식으로 작동합니다. 식료품처럼 유통기한이 짧고 마진이 낮은 상품군에서 특히 효과적인 구조죠. 신선식품의 경우 과잉 재고는 곧바로 폐기 비용으로 이어집니다. 월마트는 AI를 통해 수요 예측 정확도를 높이면서 폐기율을 낮추고 회전율을 끌어올릴 수 있었습니다.
💸 이젠 가격도 AI가 정해준다고?
월마트는 여기에 AI 기반 가격 자동 조정 시스템을 도입하며 운영 효율을 한층 끌어올리고 있습니다. 가격 자동 조정 시스템은 경쟁사 온라인 가격, 매장별 재고 수준, 판매 속도, 수요 변화 등을 실시간으로 분석해 상품·매장 단위의 권장 가격을 산출하는데요. 이때 가격 결정은 동일 상품이라도 지역·매장 재고 상황에 따라 달라집니다. 예를 들어 경쟁사의 온라인 가격이 하락하거나 특정 매장에서 재고 회전이 둔화하면, AI는 즉각 가격 인하를 권고해 판매 속도를 높입니다. 반대로 수요가 예상보다 빠르게 늘어나거나 재고가 부족한 상황에서는 할인 폭을 줄여 불필요한 마진 손실을 방지하죠. 이 가격 조정 체계 덕분에 월마트는 EDLP 전략을 유지하면서도 과도한 할인 경쟁에 따른 수익성 훼손은 줄일 수 있게 됐습니다.
💳 결제에서 금융까지, 월마트의 핀테크 확장
월마트는 최근 결제와 금융 서비스를 강화하며, 유통 기업을 넘어 생활 금융 플랫폼으로 영역을 넓히고 있습니다. 대표적인 사례가 월마트 머니카드(Walmart MoneyCard)인데요. 은행 계좌 없이도 사용할 수 있는 선불·체크카드 형태로, 급여 입금과 정부 지원금 수령, 일상 결제까지 가능해 금융 접근성이 낮은 소비자층에게 실질적인 대안으로 자리 잡았습니다. 전국에 분포한 매장망을 기반으로 가입과 이용이 간편하다는 점 역시 강점으로 꼽힙니다.
결제 편의성을 높이기 위한 BNPL(Buy Now, Pay Later) 서비스도 빠르게 확대 중입니다. 월마트는 어펌 등 핀테크 기업과 협업해 고객이 상품을 구매한 뒤 금액을 나눠 낼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는데요. 신용카드 사용에 부담을 느끼는 소비자도 비교적 쉽게 구매할 수 있어, 구매 전환율을 끌어올리는 효과를 내고 있습니다. 이와 함께 송금, 급여 조기 수령, 청구서 납부 등 생활 금융 기능을 결제 경험 전반에 점차 통합하는 중이죠.
이 같은 핀테크 확장의 핵심은 월마트가 저소득층의 금융 인프라 역할을 맡고 있다는 점입니다. 미국에는 여전히 은행 계좌가 없거나 금융 서비스 접근이 제한된 인구가 적지 않은데요. 월마트는 낮은 수수료와 높은 접근성을 앞세워 이들의 일상 금융을 책임지는 창구로서의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죠.
⚔️ 나스닥으로 옮기며 기술 기업 선언
월마트가 지난 9일(현지 시각) 나스닥(NASDAQ)으로 상장 이전을 결정했다는 점도 주목할 만합니다. 1972년 뉴욕증권거래소(NYSE)에 상장한 이후 수십 년간 전통 유통기업의 상징으로 자리해 온 월마트가, 기술주 중심 시장인 나스닥을 선택했다는 것은 스스로를 기술·데이터 기반 기업으로 재정의하겠다는 메시지로도 해석할 수 있는데요. 더그 맥밀런 월마트 최고경영자(CEO)는 CNBC 인터뷰에서 "회사의 기술 발전이 나스닥 이전을 결정한 주요 요인"이라고 밝히기도 했습니다. 이어 월마트는 최근 AI와 데이터, 물류 자동화, 이커머스, 광고 플랫폼 등 기술 중심 사업을 빠르게 키워왔으며, 시장이 이를 제대로 평가하길 바란다고 강조했죠. 시장 반응도 뜨거웠습니다. 나스닥 이전 첫날, 월마트 주가는 115.06달러로 사상 최고치 수준에서 마감했는데요. 나스닥 이전 이후 월마트의 시가총액은 약 9,170억 달러로 미국 기업 시가총액 상위 10위권에 이름을 올리고 있습니다.
앞으로 더 성장하려면
📈 고물가 속 오히려 덕 봤다?!
팬데믹 이후 월마트의 주요 시장인 미국은 물가 압력이 크게 높아졌습니다. 미국의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은 2022년 한때 9%에 육박하며 수십 년 만에 최고 수준을 기록했고, 이후 다시 둔화하긴 했지만 2024~2025년에도 연 3% 안팎을 유지하며 연준 목표치(2%)를 웃돌고 있죠. 이런 고물가·인플레이션 환경 속에서도 월마트는 오히려 이를 기회로 삼으며 주목받습니다. 물가 상승에 대응해 지출을 줄이고 가격 대비 가치를 중시하는 '다운그레이드 소비'가 트렌드가 되면서, 가격 경쟁력을 갖춘 월마트로의 소비자 유입이 뚜렷해졌기 때문이죠.
이런 소비 패턴 변화는 실적에도 그대로 나타납니다. 월마트는 2026회계연도 3분기(2025년 8~10월) 매출이 약 1,795억 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5.8% 증가하며 견조한 성장세를 이어갔는데요. 특히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결합한 옴니채널 전략이 효과를 내며 글로벌 이커머스 매출이 전년 대비 약 27% 증가했고, 미국 내 기존 점포 매출 역시 4%대 중반의 안정적인 성장률을 기록했습니다. 식료품 등 필수 소비재 비중이 높은 구조에 빠른 배송과 할인 정책이 더해지면서, 가성비를 중시하는 소비가 온라인과 오프라인 모두에서 월마트로 집중된 거죠. 시장에서는 이런 실적 흐름을 바탕으로 월마트를 경기 둔화 국면에서도 실적 변동성이 비교적 낮은 경기 침체 방어주로 평가하기도 합니다.
⚠️ 월마트의 경쟁자는
월마트 앞에는 만만치 않은 경쟁자들이 기다리고 있습니다. 가장 직접적인 경쟁자로 꼽히는 것은 역시 아마존입니다. 아마존은 프라임 멤버십을 중심으로 빠른 배송, 구독 서비스, 콘텐츠, 클라우드(AWS)까지 결합한 강력한 생태계를 구축해 왔는데요. 물류 비용 부담이 크다는 약점이 있지만, AWS와 광고 사업이라는 고마진 사업이 이를 상쇄하는 구조입니다. 반면 월마트는 배송 비용을 흡수해 줄 별도의 고마진 플랫폼 사업 비중이 상대적으로 낮다는 점에서 부담이 더 큽니다. 특히 온라인 주문 비중이 확대될수록 매장 픽업과 라스트마일 배송에 따른 인건비와 운영 비용이 빠르게 늘어나는데, 이 비용을 상쇄할 수 있는 여력이 아마존보다 제한적이죠. 이 때문에 배송 속도 경쟁을 무작정 확대하기보다, 비용 효율을 유지하면서 어디까지 대응할 수 있을지가 월마트의 과제로 꼽힙니다.
코스트코와의 경쟁도 쉽지 않습니다. 코스트코는 상품 마진을 극도로 낮추는 대신 연회비 기반의 멤버십 수익으로 안정적인 이익을 확보하는 구조인데요. 이 덕분에 가격 인하 여력이 크고, 경기 둔화 국면에서도 소비자 충성도가 높다는 강점이 있습니다. 코스트코 역시 대규모 매장을 운영하며 상당한 인력을 유지하고 있지만, 상품 종류가 제한적이고 멤버십 수익 비중이 높아 인건비 상승이 수익성에 미치는 영향은 상대적으로 제한적이죠. 반면 월마트는 방대한 매장망과 식료품 중심의 고회전 구조, 여기에 온라인 주문 처리와 배송까지 매장에서 병행하는 구조인 만큼 인건비와 물류비 상승이 곧바로 비용 압박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지금까지 월마트의 비즈니스 모델과 강점, 최근 기술 기업으로의 전환을 살펴봤습니다. 아마존이 프라임과 AWS를 기반으로 디지털 생태계를 확장해 왔다면, 월마트는 매장·물류·가격 경쟁력을 하나로 묶은 생활 인프라형 플랫폼이라는 새로운 길을 택했습니다. 중요한 것은 이 전략을 단기 실험에 그치지 않고 끝까지 밀어붙일 실행력입니다. 오프라인 자산을 얼마나 빠르게 디지털 자산으로 전환할 수 있을지, 그리고 아마존과 다른 방식으로 지속 가능한 수익 모델을 만들어낼 수 있을지가 월마트 앞에 놓인 다음 시험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