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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번 접는 폰부터 투명 TV까지, 디스플레이 폼팩터 기술 현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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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삼성전자

두 번 접는 폰부터 투명 TV까지, 디스플레이 폼팩터 기술 현황

🔎 3줄 요약

  • 디스플레이 폼팩터 혁신은 커브드-폴더블-롤러블/스트레처블 순서로 고도화되며 다양한 스마트 기기에 적용됩니다.
  • 삼성·LG·애플 등 글로벌 기업은 모바일·차량·웨어러블 영역에서 폼팩터 차별화를 핵심 전략으로 삼고 있으며, 중국 기업들의 추격도 빠르게 진행 중입니다.
  • 폼팩터 기술 분야에선 여전히 한국이 우위지만, 시장 점유율을 빠르게 중국에 잠식당하는 상황입니다.

"네모난 문을 열고, 네모난 테이블에 앉아, 네모난 스마트폰 본 뒤…"

노래 〈네모의 꿈〉처럼, 우리의 일상은 오래도록 네모 속에 갇혀 있었습니다. 핸드폰도, 컴퓨터도, TV도 모두 반듯한 사각형 디스플레이 안에서 기능을 수행했죠. 하지만 최근엔 익숙한 형태가 빠르게 변화하고 있습니다. 휘어진 TV 화면이나 접히는 스마트폰, 블라인드처럼 말리는 자동차 디스플레이 등이 대표적이죠. 

이 변화의 중심에는 폼팩터(Form Factor) 혁신이 있습니다. 제품의 외형을 뜻하는 폼팩터는 이제 단순한 디자인 개념이 아니라, 기기의 성능과 쓰임새를 결정짓는 핵심 기술 요소로 떠오르는데요. 오늘 테크한입에선, 디스플레이가 접히고, 말리고, 늘어나는 시대에 어떤 기술들이 등장하는지, 삼성, LG, 애플이 어떤 전략을 취하는지도 살펴보겠습니다.


디스플레이의 무한 변신

🧩 폼팩터란? 

폼팩터(Form Factor)는 제품의 물리적 외형을 뜻하는 말입니다. 크기와 모양, 구조가 모두 폼팩터에 해당하는데요. 스마트폰 이전의 핸드폰, 피처폰이 폼팩터의 한 예시입니다. 처음에는 크고 무거운 벽돌폰이었던 핸드폰은 손거울처럼 여닫는 폴더폰, 밀어서 여는 슬라이드폰, 그리고 화면이 전면을 차지하는 바 형태의 터치폰으로까지 진화했죠. 이렇게 폼팩터의 변화는 단순한 외관의 변화를 넘어서 디지털 기기를 사용하는 경험과 감각 자체를 바꿔놓습니다.

그래서 폼팩터는 새로운 사용자경험(UX)을 구현하는 수단이 되기도 합니다. 예를 들어 LG에서 출시된 게임바 형태의 버튼이 있는 게임기 모양 핸드폰은 이용자가 더 편하게 게임을 즐기고, 더 자주 사용하게 했습니다. 쿼티 키패드를 탑재한 블랙베리는 오타 없이 빠른 타자가 가능하다는 점을 활용해 핸드폰에서도 이메일과 문서 작업을 할 수 있다는 차별성을 강조했죠. 이처럼 폼팩터는 외형뿐 아니라 사용자의 활용 방식과 제품의 목적까지 바꾸며, 기기의 경쟁력을 결정짓는 핵심 요소가 되기도 합니다.

 

🌀 구부리고, 접고, 늘리고

그렇다면 디스플레이의 폼팩터는 어떻게 바뀔 수 있을까요? 기존의 네모난 화면, 고정된 디스플레이 형태에서 벗어나 변형이 가능하고, 다양한 모양으로 바뀌는 플렉서블(Flexible) 디스플레이를 개발하는 게 디스플레이 폼팩터 혁신의 핵심입니다. 

디스플레이 폼팩터 기술 혁신은 총 3단계로 나눠 볼 수 있습니다. 1단계는 커브드·벤더블(Curved·Bendable) 형태의 고정형 폼팩터 기술입니다. 이는 화면이 일정한 방향으로 살짝 휘어진 상태로 고정된 디스플레이를 말하는데요. 대표적인 예로는 곡면 텔레비전과 곡면 스마트폰이 있습니다. 곡면 텔레비전은 화면이 시청자의 시야를 넓게 감싸 더 큰 몰입감을 제공하고, 디자인적으로도 차별성을 갖습니다. 곡면 스마트폰은 평면 제품보다 손에 쥐었을 때 그립감이 좋고, 통화 시 얼굴 면에 더 밀착되어 사용자 편의성을 높입니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2013년부터 각각 곡면 TV와 커브드 스마트폰을 출시하며 커브드·벤더블 디스플레이를 실제 소비자 제품으로 선보인 바 있습니다.

2단계 디스플레이 폼팩터는 폴더블·롤러블(Foldable·Rollable)로 화면이 가로나 세로 중 한 방향으로 접히거나 말리는 형태입니다. 스마트폰 화면을 접었다가 펼쳐 더 넓게 쓸 수 있는 폴더블, 두루마리처럼 말려 있다가 필요할 때 펼쳐지는 롤러블이 대표적인 예죠. 이 단계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화면을 얼마나 부드럽게 접고, 작게 말 수 있느냐입니다. 이를 위해선 두 가지 기술적 난제를 극복해야 합니다. 첫째, 곡률반경을 줄여서 최대한 평면에 가깝게 접히도록 만들어야 하고, 둘째, 반복적인 사용에도 성능이 떨어지지 않도록 내구성을 확보해야 하죠. 실제로 삼성전자는 첫 폴더블폰 '갤럭시 폴드' 출시를 앞두고 약 일주일간 20만 회 이상 접었다 펴는 테스트 영상을 공개했습니다. 출시하기도 전에 디스플레이에 주름이 생긴다는 논란을 한 유튜버가 제기하자, 내구성을 둘러싼 우려를 불식시키고자 이런 테스트 영상을 공개한 것입니다. 이 외에도 디스플레이가 접히는 부분의 '폴딩 주름'을 극복하는 것도 앞으로의 관건입니다. 

한편, 디스플레이 폼팩터 혁신이 모두 시장의 성공으로 이어진 것은 아닙니다. LG전자가 1억 원대 가격으로 선보였던 'LG 시그니처 올레드 R' 롤러블 TV는 고급 기술을 앞세웠음에도 실제 수요는 미미했고, 출시 5년 만에 단종됐습니다. 높은 가격과 65인치 단일 모델의 한계가 TV 화면은 클수록 좋다는 트렌드에 부합하지 못한 것이 결정적인 요인이었죠. 
 

ⓒ LG

플렉서블 디스플레이의 세 번째 혁신은 스트레처블(Stretchable), 즉 자유롭게 휘고, 접히고, 늘어나는 프리 폼(Free-form) 형태를 구현하는 것입니다. 폼팩터 혁신의 종착점이라 불리는 이 기술은 화면을 가로로 접고 거기서 다시 세로로 접는 멀티 폴딩까지 가능한 상태를 말하는데요. 이를 위해서는 단순히 잘 휘는 정도를 넘어, 늘어났다가 원래 모양대로 복원되는 탄성이 필수적입니다. 화면뿐만 아니라 전기 연결과 배선, 보호막까지 전반적으로 유연하면서 복원력이 있어야 어느 방향이든 자유롭게 변형되면서도 안정적으로 작동할 수 있겠죠. 신축성 있는 소재를 활용한 스트레처블 디스플레이 기술이 완성되면, 복구력이 강해 오랫동안 화면을 접거나 말아둬도 원래 상태에 가깝게 화면이 복구될 수 있습니다. 그렇게 고온다습한 환경에도 제약을 받지 않고 더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는 플렉서블 디스플레이 기술이 완성되는데요. 평평한 표면은 물론 오목하거나 볼록한 구조물 위에도 자연스럽게 장착될 수 있어 웨어러블, 자동차 내장재, 의류형 디바이스 등 새로운 응용 분야를 열 수 있다는 기대를 모읍니다.

스트레처블 디스플레이는 기술적으로 매력적인 혁신이지만, 상용화까지는 여전히 갈 길이 멀다는 평가가 지배적입니다. 시장조사업체 스피리컬인사이트는 "일반 디스플레이보다 해상도와 밝기가 낮고, 충격에 약해 수명이 짧다"라며 다양한 기기에 폭넓게 적용되기에는 기술적 제한이 크다고 지적했습니다. 샘모바일 역시 "멋진 기술이지만, 소비자가 실제로 쓸 수 있는 유용한 활용처를 떠올리기 어렵다"라며 비용을 정당화할 수 있는 소비자 제품으로 이어지기엔 아직 난관이 많다고 평가했죠. 파손 위험과 높은 단가, 생산 능력을 고려할 때 지금으로선 전시용 기술에 가까우며, 현실적인 적용에는 시간이 더 필요하다는 의견이 많은 것입니다.

 

💡 폼팩터 혁신의 시작, OLED 기술 

ⓒ LG

디스플레이 폼팩터 혁신의 출발점에는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기술이 있습니다. 기존 LCD가 백라이트를 통해 화면을 밝히는 구조였다면, OLED는 화소 하나하나가 스스로 빛을 내는 자발광 방식으로 작동합니다. 이 차이는 단순한 화질 개선을 넘어 디스플레이 폼팩터 혁신을 가능케 하는 전환점이 됐습니다. LCD 디스플레이 소자는 스스로 빛을 내지 못합니다. 그래서 화면 뒤에서 빛을 비추는 백라이트가 꼭 필요하죠. 백라이트가 비춘 빛이 액정을 통과하며 색과 이미지를 보여주는 방식입니다. 그래서 LCD는 백라이트가 들어가야 하므로 구조가 두껍고, 자유롭게 구부리거나 접기도 어렵다는 점이 한계로 꼽힙니다.

반면 OLED는 백라이트가 없어도 잘 작동합니다. 백라이트가 빠지고, 소자가 훨씬 얇은 덕분에 디스플레이의 두께를 줄이고, 다양한 모양으로 디스플레이를 가공할 수 있죠. 커브드 디스플레이, 폴더블, 롤러블 기술은 OLED의 개발 덕분에 가능해졌죠. 화면 자체를 투명하게 만드는 투명 디스플레이 기술도 OLED 덕분에 구현될 수 있었습니다.

OLED 중에서도 특히 LTPO(Low-Temperature Polycrystalline Oxide) OLED는 전력 효율이 뛰어나고, 주사율을 상황에 따라 유연하게 조절할 수 있는 디스플레이입니다. 이런 특성 덕분에 스마트폰, 스마트워치 같은 소형 모바일 기기나 웨어러블 디바이스에 주로 사용되죠. 이 LTPO OLED 분야는 한국이 글로벌 기술 경쟁에서 가장 앞서 있는 영역이기도 한데요. 특허 출원 건수와 출원 증가율 모두 세계 1위죠.

2023년 1분기만 해도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의 LTPO OLED 시장 점유율은 95.7%에 달할 만큼 독보적인 우위를 점했습니다. 하지만, 올해 1분기 기준 한국의 점유율은 71.8%로 줄어든 반면, 중국 BOE·CSOT·비저녹스 등 주요 업체의 점유율은 4.3%에서 27.8%로 급등하면서 상황이 변하고 있는데요. 중국이 기술 확보에 성공하면서 본격적으로 자국산 스마트폰에 LTPO OLED를 채택하고 나선 탓입니다. 업계는 중국의 OLED 추격 속도는 과거 LCD 시장을 따라잡던 때보다 훨씬 빠르다는 점에서 기술 리더십을 지키기 위한 한국의 대응 전략이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고 지적합니다.

 

폼팩터, 디스플레이 생존전략

⚔️ 중국의 추격, K-디스플레이의 차별화 전략?

한국은 이미 한 차례 디스플레이 산업 주도권을 중국에 내준 경험이 있습니다. 과거 LCD는 한국의 대표적인 수출 품목이었지만, 중국의 저가 공세에 밀려 결국 한국 기업이 철수하게 된 대표적인 분야인데요. 삼성디스플레이는 2022년 LCD 사업에서 철수했고, LG디스플레이도 작년 LCD 생산을 중단한 뒤 마지막 남은 중국 광저우 공장의 매각을 마무리하고 있습니다. 한국에서 주도할 다음 기술 혁신은 지금 중국이 주도하는 디스플레이 주류 기술인 LCD를 대체할 수 있을 만큼 획기적이어야 합니다. 하지만 한국이 아직 주도권을 가지고 있는 차세대 디스플레이의 가격을 더 낮추는 것은 거의 불가능합니다. 특히 마이크로LED는 해상도가 높아질수록 개별 화소에 더 많은 LED 칩이 필요하기 때문에, 고해상도 제품일수록 원가 부담이 급격히 커집니다. 반면 LCD는 이미 거대한 산업 생태계를 갖췄고, 생산 효율성도 극대화돼 있죠.

여기서 폼팩터 혁신은 한국 입장에서 기술력과 혁신성이라는 차별화 수단을 강조할 수 있는 새로운 영역입니다. LCD는 백라이트가 필요해 화면이 두껍고 유연하게 변형되기 어렵습니다. 반면 백라이트 없이 스스로 빛을 낼 수 있는 OLED 같은 자발광 디스플레이는 유연하게 접거나 휘고, 늘릴 수 있는 기술이기 때문입니다. 중국이 가격 경쟁력과 생산 속도를 무기로 빠르게 추격하고 있는 상황에서, 한국이 글로벌 시장에서 차별화할 수 있는 거의 유일한 수단은 바로 OLED 등 차세대 디스플레이의 기술력과 혁신성입니다. 특히 폼팩터 기술은 단순한 화면 품질 경쟁을 넘어서, 기존 디스플레이가 넘지 못했던 물리적 한계를 돌파하는 기술이기 때문에 한국 기업이 독창적 기술력을 증명할 수 있는 핵심 전장이 되고 있습니다. 한국 기업이 이 흐름을 선도할 수 있느냐가 디스플레이 주도권을 가를 중요한 갈림길인 상황이죠.

최근 시장 상황도 폼팩터 기술의 지속적인 발전 필요성을 시사합니다. 작년 3분기까지만 해도 삼성디스플레이는 폴더블 OLED 시장의 76%를 점유하며 압도적인 1위였지만, 4분기에는 단 36%로 급감하며 1년 내 최저 수준으로 주저앉았는데요. 같은 기간 중국 BOE는 16%에서 42%로 급등하며 삼성의 자리를 꿰찼습니다. 이는 일시적인 점유율 변동이 아니라, 한국 기업의 기술 우위에 균열이 생긴다는 신호로 읽힙니다. OLED 전체 시장에서도 격차는 빠르게 좁혀지고 있습니다. 2022년 한국의 점유율은 81.3%, 중국은 17.9%였지만, 작년에는 각각 74.2%와 25.1%로 차이가 60%P에서 40%P로 줄었습니다. 불과 1년 만에 빠른 속도로 점유율을 따라잡고 있죠. 특히 중국은 자국 스마트폰 제조사에 자국산 패널을 빠르게 공급하며 수요를 키우고, 내수 중심의 생태계 내에서 수율을 높이며 기술을 내재화하는 방식으로 압도적인 속도로 경쟁력을 끌어올리고 있습니다. 이는 과거 LCD 시장에서 한국을 밀어냈던 패턴과 매우 유사합니다.

결국 폼팩터 혁신은 지금, 그리고 앞으로 반드시 해결해야 할 생존 과제입니다. 한국디스플레이산업협회 이동욱 상근부회장은 "차세대 OLED 분야에서 국내 기술 우위는 여전히 확인되지만, 경쟁국의 추격 속도는 과거 어느 때보다 거세다"라고 진단하며, LG디스플레이-SK하이닉스 협업 사례처럼 공동 연구와 공급망 협력이 중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폼팩터 혁신은 당장 눈앞에 놓인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한 승부처가 됐습니다.

 

폼팩터, 어디까지 확장될까

📱 삼성의 반격, 모바일 디스플레이 폼팩터

삼성전자는 모바일 폼팩터 다변화를 통해 다시 한 번 스마트 기기 시장을 주도하겠다는 전략을 펼치고 있습니다. 올해 초 출시된 '갤럭시 S25 엣지'는 폴더블폰에서 시작된 슬림화·경량화 흐름을 그대로 반영한 초슬림 바 타입 스마트폰입니다. 하반기에는 안으로 두 번 접히는 트라이폴드폰 갤럭시 G폴드(가칭)와 함께 XR 헤드셋, 스마트안경 등 다양한 신제품을 선보일 계획입니다.

삼성전자는 과거 2023년 3월 스페인에서 열린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에서 디스플레이를 안으로 두 번 접는 '플렉스G'와 밖으로 접는 '플렉스S'를 동시에 공개한 바 있는데요. 이 중 삼성전자는 플렉스G 방식의 구조를 실제 제품에 채택했으며, 올해 하반기 출시를 목표로 개발을 마무리 중입니다. 

삼성의 기술 리더십은 이제 더 이상 안심할 수 없는 상황입니다. 삼성은 폴더블폰을 처음 상용화한 기업으로서 2022년까지 글로벌 폴더블폰 시장 점유율 약 80%를 차지했지만, 최근 들어 작년 2분기에는 화웨이에 밀려 점유율 2위로 밀려났습니다. 화웨이와 샤오미는 이미 작년 트라이폴드폰 신형 제품을 출시했습니다. 폼팩터는 단순한 외형 변화가 아니라 스마트 기기의 핵심 기술로 자리 잡고 있으며, 삼성도 그 기술 우위를 지키기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 차 안이 곧 스크린, LG의 차량용 디스플레이 혁신

LG디스플레이는 차량 내부를 디스플레이로 채우는 데 앞장서고 있습니다. 세계 최대 디스플레이 전시회인 SID 2025에서 LG는 전면 운전석부터 조수석까지 연결되는 초대형 57인치 필러 투 필러 LCD를 선보였는데요. 자연스러운 곡면으로 제작된 이 화면은 운전 중에도 인포테인먼트 정보를 직관적으로 제공할 수 있도록 설계됐죠. 뒷좌석 승객을 위한 슬라이더블 OLED는 천장에 숨어 있다가 필요할 때 펼쳐지는 형태로, 영화 감상이나 화상회의 등 다양한 콘텐츠를 대형 화면으로 즐길 수 있습니다. 여기에 기존 유리 기판보다 20% 얇아진 ATO(Advanced Thin OLED)는 날렵한 디자인과 함께 고화질·합리적 가격대를 동시에 구현해, 차량 내부 디자인에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합니다.

LG는 차량용을 넘어 차세대 OLED 기술에서도 기술 선도 의지를 드러냈습니다. 최대 밝기 3,000니트를 구현한 메타 테크놀로지 2.0을 비롯해, 주사율과 해상도를 상황에 따라 조절하는 DFR(Dynamic Frequency & Resolution), 자유자재로 휘는 벤더블 기술 등을 공개했습니다. LG디스플레이는 2019년 세계 최초로 탠덤 OLED 차량용 패널을 상용화한 이후, P-OLED, ATO, LTPS LCD 등 고급 풀라인업을 바탕으로 프리미엄 차량용 디스플레이 시장에서 선두를 지키고 있습니다.

 

🍎 늦지만 완성형, 애플의 폴더블 전략

애플은 2026년 폴더블 아이폰 출시를 공식화하며, 차세대 폼팩터 시장 진입을 예고했습니다. 내부 디스플레이는 약 7.8인치 크레센트형, 외부는 5.5인치 화면을 채택해 북 타입 구조로 설계됐으며, 삼성디스플레이가 주요 패널 공급사로 참여하고 있습니다. 최근 AI폰 경쟁에서 삼성의 갤럭시S24에 선두를 빼앗긴 애플이, 완성도 높은 하드웨어로 반격에 나선 셈입니다.

애플의 전략은 '늦더라도 완벽하게'입니다. 화면 주름을 최소화한 고내구성 힌지, 타이타늄 재질 프레임, Touch ID 내장 등 고유 기술을 적용해 차별화를 꾀하죠. 또 2026년 이후에는 폴더블 아이패드, 폴더블 맥북 등 라인업 확장도 검토 중입니다. 단순한 스마트폰 이상의 생태계를 고려한 설계로, 기존 폴더블 시장과는 다른 애플식 접근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 다음 격전지, 슬라이더블(Slidable) 폰

ⓒ 연합뉴스

슬라이더블 폰은 차세대 폼팩터 전쟁의 다음 무대로 꼽힙니다. 슬라이더블 폰은 기본적으로 본체 내부에 말려 있는 디스플레이가 좌우 또는 상하로 밀려나며 확장되는 구조를 말하는데요. 사용하지 않을 땐 평소 스마트폰처럼 작게 유지되다가, 콘텐츠를 보거나 멀티태스킹이 필요할 때 화면을 슬라이딩해 넓게 펼칠 수 있는 기술이죠. 접는 폴더블보다 내구성 우려가 적고, 롤러블보다 기계 구조가 간단하다는 평가를 받습니다.

삼성전자는 CES 2025에서 5.1인치에서 6.7인치로 위아래로 넓혀지는 슬라이더블 시제품을 공개했습니다. 과거 CES 2023의 'Flex Hybrid'에서 선보였던 개념을 넘어, 이번에는 실제 제품에 가까운 형태로 발전시킨 겁니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최근 폴딩과 슬라이딩을 동시에 구현한 '하이브리드 플렉스', 최대 5배까지 확장할 수 있는 '롤러블 플렉스' 등도 공개하며 상용화 준비에 속도를 내고 있습니다. 삼성은 정기 주주총회에서도 "완성도와 소비자 가치가 충족돼야 출시한다"라고 밝혔지만, 업계에서는 2025년 하반기 또는 2026년 출시 가능성을 조심스럽게 점치고 있죠.

 

🦾 폼팩터 기술, 한계는 어디?

디스플레이를 둘러싼 폼팩터 경쟁은 스마트폰을 넘어 다양한 기기로 확산됩니다. 스마트 안경, 스마트링, 스마트워치 같은 웨어러블 기기부터 자동차 내부 디스플레이까지, 디스플레이를 어디에, 어떻게 담을 것인가는 이제 모든 전자기기 제조사의 과제로 떠올랐죠. 

올해 CES 2025는 이 같은 흐름을 집약적으로 보여준 전시장이었습니다.  웨어러블 스타트업 할리데이는 안경테에 3.5인치 디스플레이를 탑재한 초경량 스마트 안경을 선보였고, 프랑스 기업 서큘러는 심장박동 감지 기능을 갖춘 스마트링으로 주목받았습니다. 이처럼 사용자의 움직임에 맞춰 작고 가벼운 기기에 디스플레이를 구현하려면, 더 유연한 폼팩터 기술이 핵심이 됩니다.

자동차도 예외가 아닙니다. 자동차는 전기차·자율주행차 확산으로 내부 전장화가 급격히 진행되며, 기존 계기판이나 내비게이션을 넘어 전면 유리창 전체를 활용하는 디스플레이 기술까지 등장했죠. 현대모비스는 앞유리 전체를 홀로그램 HUD로 전환하는 시스템을, BOE는 좌우로 확장 가능한 대형 디스플레이를 선보였습니다. 콘티넨탈은 생체 인식 기능을 갖춘 OLED 계기판까지 내놨습니다. 스마트 기기를 넘어서, 많은 기기에 디스플레이가 장착되면서 알맞은 형태로 디스플레이를 가공하는 폼팩터 기술의 중요성은 더 커지고 있습니다.


디스플레이의 형태는 더 이상 사각형 화면에 머무르지 않습니다. 접히고, 말리고, 늘어나는 디스플레이는 제품의 기능과 디자인을 바꿀 뿐 아니라 완전히 새로운 사용자 경험을 창출합니다. 한국이 한때 LCD 시장을 중국에 내준 것처럼, 폼팩터 기술에서도 우위를 지키지 못한다면 같은 패턴이 반복될 수 있습니다. 이제는 단순한 혁신이 아닌, 생존 전략으로서의 폼팩터 기술 경쟁이 시작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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