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3줄 요약
- 노동환경 변화 속에 자동화 수요가 급증하며 로봇산업이 뜨거운 관심을 받습니다.
- 핵심 부품의 국산화 등 공급망 강화 움직임도 나타나는데요.
- 두산로보틱스와 레인보우로보틱스 등 대기업과 스타트업이 앞다퉈 경쟁합니다.
노동 환경의 급격한 변화와 혁신적인 AI 기술의 등장은 로봇 산업을 성장 궤도에 올려놓았습니다. 노란봉투법 통과 이후 노동 위험 관리와 인건비 상승 우려로 기업의 생산 설비 자동화 수요가 급증했는데요. 여기에 구글 딥마인드의 추론 능력이 향상된 로보틱스 AI 신규 모델 발표와 현대차그룹의 휴머노이드 로봇 기술 공개 등 기술 발전 소식이 잇따르며 산업 전반의 기대감은 최고조에 달합니다. 세계 1위의 산업용 로봇 밀도를 자랑하는 한국에서 이 거대한 전환을 주도하는 주요 동력과 기업은 무엇인지, <산업 한입>에서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로봇산업, 변화의 중심?
⚖️ 노란봉투법 통과와 로봇 자동화
지난 8월,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일부개정법률안(노란봉투법)이 국회를 통과하자 로봇 관련주가 일제히 급등하는 현상이 벌어졌습니다. 코스피 상승세와 함께 10월 현재까지도 뜨거운 관심은 이어지는데요. 노란봉투법은 사용자 범위 확대와 파업 시 조합원 개인에 대한 손해배상 청구 제한 등을 담은 법입니다. 고용 경직성 강화로 인한 인건비 상승과 산업재해 책임 강화로 경영 불확실성이 커질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됐는데요. 이에 기업이 생산라인 자동화로 노동 리스크를 줄일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습니다. 덕분에 국내 대표 로봇 기업뿐만 아니라 중소형 로봇주까지 꾸준히 강세를 유지 중이죠. 노동환경 변화가 산업 자동화 전환을 가속하는 촉매제가 됐다는 평가입니다.
🧠 구글의 로보틱스 AI 신규 모델 발표
지난달 구글 딥마인드가 추론 능력을 향상한 로보틱스 AI 기술을 발표하며 로봇산업에 대한 관심은 더욱 집중됐습니다. 제미나이 로보틱스 1.5와 제미나이 로보틱스-ER 1.5로 불리는 신규 모델은 일상생활을 위한 가정용 로봇을 위해 개발됐는데요. 빨래 분류나 쓰레기 재활용과 같이 산업용 로봇이 해결하지 못했던 일상의 과제 해결을 돕습니다. 해당 모델로 훈련된 로봇은 색상에 따라 빨래를 각기 다른 바구니에 개어 넣는 등 여러 단계가 필요한 작업을 계획할 수 있습니다. 소개 영상에서 연구원이 런던 여행을 위해 모자를 가방에 넣어달라고 요청하자, 로봇은 여행 기간 비가 올 것이라고 알려주며 우산을 함께 챙겨 넣는 모습을 보여줬죠. 이른 시일 내에 로봇이 가정과 서비스업 현장에서 더 지능적이고 유연한 작업을 수행할 수 있을 전망입니다.
🦾 휴머노이드, 제조업에서 볼 수 있을까?
사람처럼 걷고 작업하는 휴머노이드(Humanoid) 분야의 상용화도 빨라질 것으로 예상됩니다. 현대자동차그룹 산하 보스턴다이내믹스는 토요타리서치연구소(TRI)와 협업해 고난도 동작이 가능한 휴머노이드 로봇의 영상을 공개했는데요. 이 기술이 현대차 생산 공정 일부에 시범 투입될 수 있다는 소식이 전해지며 기대를 키웁니다. 이런 움직임에 발맞춰 정부도 올해 8월 신성장 전략을 발표하며 범용 휴머노이드 개발을 공식화했죠. 2030년까지 물류·제조·건설 등 산업 전반에 투입해 휴머노이드 3대 강국으로 도약하겠다는 청사진을 제시한 건데요. 이재명 정부의 주요 정책인 150조 원 규모의 국민성장펀드가 이를 뒷받침할 것으로 보이죠.
로봇산업, 한국의 특별함은
🏭 제조 강국의 자동화
제조업의 나라인 만큼 한국은 제조업 자동화가 또한 이미 활발한 나라입니다. 국제로봇연맹(IFR)에 따르면 한국의 산업용 로봇 밀도(근로자 1만 명당 로봇 대수)는 2023년 기준 1,012대를 기록했는데요. 이는 세계 평균(162대)의 6배에 달하는 수치로 세계 1위 기록입니다. 로봇 밀도 2위인 싱가포르(730대), 제조업 강국에 속하는 독일(415대), 일본(397대) 등과 비교하면 더욱 압도적인 면모를 확인할 수 있는데요. 한국 산업용 로봇은 전자산업과 자동차산업이 두 축을 이루고 있습니다. 특히 자동차산업의 로봇 밀도는 산업용 로봇 평균의 거의 3배에 이르며 근로자 4명당 1대 수준으로 배치돼 있습니다.
📈 서비스 로봇도 성장할 수 있을까?
제조 현장만이 아니라 의료, 건설 등 분야에서 활용되는 서비스용 로봇 시장 또한 크게 성장했습니다. 한국로봇산업진흥원의 보고서에 따르면 2023년 전문 서비스용 로봇 매출은 6,143억 원으로 전년(5,417억 원) 대비 13.4% 늘었는데요. 전문 서비스용 로봇은 사업 시설을 관리하거나 작업에 투입되는 로봇을 뜻합니다. 세부적으로는 의료용 로봇(1,257억 원), 안전 및 극한 작업용 로봇(760억 원), 농림 어업용 로봇(476억 원) 등 순이었죠. 다만 개인 서비스용 로봇 매출은 4,313억 원으로 전년(4,406억 원) 대비 줄었는데요. 클로봇 등 로봇업계의 중소 혁신기업 매출이 전문 서비스 영역으로 더 집중된 영향입니다.
🔗 주요 과제인 공급망 강화
한국 로봇산업의 공급망과 생태계는 대기업부터 스타트업까지 폭넓게 구성돼 있습니다. 완성 로봇 제조사뿐 아니라 부품, 소프트웨어, 시스템통합(SI) 업체 등이 분포돼 있는데요. 로봇산업 협회 회원사 구성을 살펴보면 제조용 로봇(약 30%), 서비스용 로봇(약 30%), 로봇 부품·SW 및 기타(40% 내외)로 다양합니다. 다만 아직 감속기·모터·센서 등 주요 부품의 상당수는 일본·독일 등에서 수입합니다. 제조용 로봇의 핵심부품 국산화율이 대체로 50%를 밑돌죠. 이 문제를 극복하기 위해 다양한 국내 기업이 연구 개발에 몰두하고 있습니다. SBB 기술은 고정밀 감속기를 국내 최초로 개발해 양산에 성공했고, 하이젠알앤엠은 정밀 제어가 필요한 서보모터를 국산화하며 로봇 구동계 기술 자립을 이뤄냈는데요. 최근 정부 주도로 출범해 산·학·연 40여 곳이 참여한 'K-휴머노이드 연합'처럼 대기업의 자본과 대학·벤처의 기술 협력이 공급망 강화 움직임에 박차를 가하고 있습니다.
국내 로봇 산업, 주요 기업 살펴보기
🦾 두산로보틱스의 선두 질주
두산로보틱스는 국내 로봇 기업 중 특히 주목받는 기업으로 꼽힙니다. 사람과 함께 작업할 수 있는 협동로봇(Cobot) 분야를 선도하며 세계적인 기술력을 갖춘 기업으로 평가받는데요. 2023년 말 코스피 상장 당시 기관투자자들의 높은 관심을 받으며 시가총액 1조 원대를 돌파, 로봇 산업에 대한 시장 기대를 실감케 했습니다.
두산로보틱스의 협동로봇은 사람과 같은 공간에서 자동차 부품 조립, 전자제품 검사, 식품 포장 등 다양한 공정을 수행합니다. ISO 안전 인증 중에서도 최고 수준인 PLe, Cat 4 인증을 선제적으로 획득하며 기술력을 입증했는데요. 주요 제품인 M 시리즈의 6축 협동로봇은 높은 정밀도와 안전성을 바탕으로 국내외 제조 현장에 수천 대 이상 공급되며 기술 경쟁력을 입증했죠.
🤝 LG전자-베어로보틱스의 서비스 로봇 동맹
LG전자는 최근 로봇 사업에서 과감한 인수·합병 전략으로 업계의 주목을 받았습니다. 2024년 LG전자는 미국 실리콘밸리의 자율주행 로봇 스타트업 베어로보틱스(Bear Robotics)에 6,000만 달러(약 800억 원)를 투자해 지분 21%를 확보한 데 이어, 2025년 1월 콜옵션을 행사해 지분을 51%로 늘리며 경영권을 가져왔는데요. 베어로보틱스는 식당 서빙 로봇 등 AI 기반 실내 자율주행 로봇 분야의 글로벌 선도 기업으로 평가받습니다. LG전자는 이번 인수를 계기로 기존 상업용 로봇 브랜드 클로이(CLOi) 사업과 베어로보틱스의 기술을 통합해 서비스 로봇 역량을 한층 강화할 계획입니다. 향후 호텔 등 상업시설에 턴키(turn-key) 방식의 로봇 솔루션을 공급하는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도 기대를 모으죠.
턴키(turn-key): 프로젝트를 발주한 고객이 설비나 시스템이 완전히 작동하는 상태로 넘겨받아 바로 열쇠(key)만 돌리면(turn) 사용할 수 있게 하는 공급 방식입니다. 기획, 설계, 시공, 운영 시스템 구축 등 전 과정을 공급자가 책임지고 일괄 처리하는 것이 특징인데요. 이를 통해 고객은 복잡한 통합 과정 없이 완성된 로봇 시스템을 제공받아 바로 현장에 투입할 수 있게 됩니다.
🏢 삼성전자-레인보우로보틱스의 전략적 제휴
삼성전자는 로봇 분야에서 스타트업 투자 중심의 확장 전략으로 존재감을 빠르게 키워가고 있습니다. 2023년 1월, 삼성은 국내 로봇전문기업 레인보우로보틱스의 지분 10.22%를 약 590억 원에 인수하며 첫 투자를 단행했는데요. 이후 같은 해 3월 추가 지분 매입으로 보유 지분을 14.7%까지 늘렸고, 작년 말 콜옵션을 행사해 최대 주주(지분 약 35%)로 올라서며 연결 자회사로 편입했습니다.
레인보우로보틱스는 KAIST 오준호 교수 연구팀이 개발한 이족보행 휴머노이드 휴보(Hubo)로 잘 알려진 기업입니다. 2011년 설립 이후 협동 로봇과 인간형 로봇 개발에 꾸준히 투자하며 국내 로봇 기술의 상징적 존재로 성장했죠. 삼성전자의 대규모 투자는 단순한 재무적 목적을 넘어 미래 로봇 기술 선점과 자체 로봇 개발 생태계 확보를 위한 전략적 행보로 해석됩니다.
양사는 현재 산업용 협동 로봇과 휴머노이드 분야 전반에서 협력을 강화합니다. 삼성전자는 자사 생산설비에 레인보우로보틱스의 4족 보행 로봇 스팟(Spot)을 도입해 공정 점검 자동화에 활용하고 있으며, 양사 엔지니어가 AI 로봇 제어 알고리즘을 공동 개발하는 등 실제 산업 현장에서 시너지를 창출하는 모습이죠.
🧠 혁신으로 부상한 중소기업
국내 로봇 산업의 확장세 속에서 로보티즈와 클로봇은 기술 혁신과 시장 다변화를 통해 존재감을 키워가고 있습니다. 대기업 중심의 산업 구조 속에서도 각자의 영역에서 차별화된 전략으로 주목받죠.
먼저 로보티즈는 국내에서 보기 드문 부품 내재화 기업으로, 핵심 구동장치인 액추에이터와 제어 모듈을 자체 기술로 생산합니다. 주력 제품인 다이나믹셀(DYNAMIXEL)은 전 세계 서비스 로봇과 교육용 로봇 플랫폼에서 널리 쓰이며, 자율주행 로봇 분야로도 사업을 확장하고 있죠. 최근에는 우즈베키스탄에 로봇 제조공장을 건설하며 글로벌 공급망을 확보하려는 움직임도 보입니다.
클로봇은 하드웨어보다 소프트웨어에 강점이 있는 서비스형 로봇 플랫폼 기업으로, 물류 및 제조 현장을 대상으로 한 클라우드 기반 통합 관제 시스템(CROMS)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여러 로봇을 동시에 제어하고 자율주행을 지원하는 기술로 차별화하는데요. 로봇 서비스 산업이 단순 제조를 넘어 데이터·플랫폼 산업으로 확장되는 흐름을 주도하죠.
로봇산업은 더 이상 먼 미래의 이야기가 아닙니다. 제조 현장에서 일하던 로봇이 이제는 병원, 식당, 물류창고 등 우리 일상 곳곳으로 스며드는데요. 기술 발전과 산업 구조 변화가 맞물리며 로봇과 함께 일하는 시대가 현실로 다가오고 있습니다. 앞으로 어떤 기업이 이 거대한 전환의 주인공이 될지 함께 지켜보시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