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3줄 요약
- AI 시대, 메모리 반도체의 성장 가능성도 점점 커집니다
- AI의 경쟁력이 추론 단계로 넘어가며 기존 HBM의 한계를 보완하는 메모리 계층화 전략이 떠오르는데요.
- HBM뿐만 아니라 D램, 낸드의 수요까지 확장되며 메모리 반도체 슈퍼사이클이 도래할 전망입니다.
AI 시대가 본격화하면서 메모리 반도체의 중요성은 날이 갈수록 커지고 있습니다. 지난 1일,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오픈AI의 '스타게이트' 프로젝트에 첨단 메모리 반도체를 대규모로 공급하는 협약을 체결했는데요. 이번 협약을 통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고급 메모리 칩 생산을 확대하고, 오픈AI의 모델 구동을 위해 월 90만 개의 DRAM(D램) 웨이퍼를 생산할 계획입니다. 이는 한국 기업들이 세계적인 AI 메모리 공급망에 본격적으로 진입했음을 보여주는 사례죠. 이처럼 세계적인 AI 열풍 속에 메모리 반도체 업계는 수요와 공급 모두 성장 국면을 맞이했습니다. 오늘 <테크 한입>에서는 AI 시대를 맞아 슈퍼사이클에 돌입한 메모리 반도체 산업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AI 경쟁의 핵심, 추론
🧠 추론이 이끄는 AI 시대
AI 반도체는 크게 두 가지 영역에서 주로 활용됩니다. 바로 학습(Training)과 추론(Inference)인데요. 학습은 모델이 데이터를 통해 패턴을 인식하고, 이를 바탕으로 예측 능력을 향상하는 단계입니다. 반면, 추론은 이미 학습된 모델을 사용해 새로운 데이터 예측을 수행하는 단계죠.
AI 열풍 초창기엔 학습이 무엇보다 중요했습니다. 수많은 데이터를 분석하고 해석하는 과정을 통해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할 수 있는 AI 모델을 만드는 일이 핵심 과제였기 때문인데요. 하지만, 최근엔 학습뿐 아니라 추론의 중요성도 부각됩니다. 기존 데이터를 활용해 빠르고 정확하게 답변을 내놓는 일이 중요해졌기 때문입니다.
💾 추론 속도전에 필요한 메모리 기술
추론 과정에서는 이미 학습된 모델의 수십억 개에 달하는 파라미터를 입력 데이터와 함께 실시간으로 처리해야 합니다. 사용자가 요청을 보내면, 모델은 기존에 입력된 데이터를 바탕으로 예측 결과를 생성해야 하죠. 이때 중요한 건 결과를 계산하는 속도가 메모리에서 데이터를 불러오는 속도에 큰 영향을 받는다는 점입니다. 모델의 파라미터가 메모리에서 얼마나 빨리 전달되느냐에 따라 추론 속도가 결정되고, 대기 시간이 길어지면 실시간 서비스의 품질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기 때문입니다.
파라미터: AI 모델에서 학습을 통해 조정되는 숫자 값으로, 모델이 입력 데이터를 처리하고 예측을 만드는 기준 역할을 합니다.
이 때문에 더 많은 메모리를 빠르게 처리할 수 있는 기술이 필요해졌습니다. 최근에는 단순히 용량을 늘리는 것을 넘어, 데이터 접근 속도와 대역폭을 최적화하는 기술이 떠오르는데요. 이런 기술적 개선은 대규모 AI 모델을 실시간으로 운영할 때, 안정적인 서비스 응답 속도 유지에 큰 역할을 합니다.
메모리 반도체, 고효율·대용량으로 진화 중
😕 기존 HBM의 한계
HBM은 연산 장치와 결합해 빠르게 데이터를 전송한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이 때문에 메모리 업계의 핵심으로 꼽혀왔는데요. 그러나 AI가 발전함에 따라 더 많은 데이터를 빠르게 처리해야 할 필요가 생기면서, 기존 HBM의 구조와 저장 용량만으로는 이 수요를 감당하기 어려워졌습니다. HBM은 반도체 칩을 세로 방향으로 여러 층 쌓아 올리는 수직 적층 구조로 제조됩니다. 이는 데이터를 빠르게 주고 받기엔 유리하지만, 비용이 많이 든다는 것이 문제로 꼽혔는데요. 발열 처리도 어려워 시스템의 안정성을 담보할 수도 없었죠. 또, HBM의 용량은 일반적으로 16GB에서 32GB로, 대규모 AI 모델의 요구를 충족하기에는 부족함이 있었습니다.
🤝 메모리의 분업, 메모리 계층화
HBM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메모리 계층화 전략이 도입됐습니다. 다양한 종류의 메모리를 계층화해서 배치하고, 각 메모리의 특성에 맞게 데이터를 효율적으로 처리하는 방식인데요. 일반적으로는 맨 위 계층에 HBM과 같은 고대역폭 메모리를 배치하고, 중간 계층에 일반 메모리인 D램, 맨 아래 계층에 용량이 크고 저렴한 낸드(NAND) 또는 SSD(Solid-State Disk)를 놓습니다.
HBM은 가장 빠르지만, 용량이 작고 비싼 편입니다. AI 추론, 학습처럼 실시간으로 많은 데이터를 주고받는 작업에서 속도 중심형 메모리로 활용되죠. D램은 속도와 용량의 균형을 잡아주는 메인 메모리로, 연산을 보조하면서 HBM과 하층 메모리 사이 데이터의 임시 저장소 역할을 합니다. 낸드나 SSD는 가장 느리지만 용량이 크고 단가가 저렴하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대용량 AI 모델의 학습 데이터나 결과물을 저장하는 데 사용되죠. 이처럼 계층화된 구조는 데이터의 접근 속도와 용량을 최적화해, AI 추론 성능을 높입니다.
추론 경쟁, 메모리 반도체 슈퍼사이클로 이어질까?
🔄 메모리 반도체 슈퍼사이클 초읽기
AI 산업의 중심이 추론 단계로 넘어가면서 메모리 반도체 산업이 슈퍼사이클에 접어들고 있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슈퍼사이클은 특정 산업이나 자산이 장기간에 걸쳐 지속적으로 성장하는 경제적 현상을 의미하는데요. 메모리 반도체 산업에서는 데이터 이동 속도 향상 방안인 메모리 계층화의 부상과 함께 HBM과 D램, 낸드의 수요와 공급이 모두 커질 것으로 보입니다.
⚙️ HBM의 든든한 후방, D램
D램은 거의 모든 디지털 기기의 연산에 필요합니다. AI의 연산이나 데이터 처리량이 늘어나는 국면에서는 HBM의 연산 데이터를 임시 저장하고, 낸드 등 대용량 메모리로 내보내는 역할을 하는데요. HBM이 초고속으로 데이터를 처리하더라도 그 데이터를 효율적으로 공급·회수하지 못하면 전체 연산 속도가 떨어집니다. D램은 이런 병목현상을 완화하며 HBM의 성능을 최대한 끌어올리는 역할을 수행하죠. 결국 AI가 성장할수록 HBM만큼이나 D램의 역할도 커질 수밖에 없습니다.
D램 수요가 급등함에 따라 가격도 크게 오르고 있습니다. 지난달 29일, 시장조사기관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범용 제품인 'DDR4 8Gb' 가격은 지속적으로 상승해 연중 최고치인 6.350달러를 기록했으며, 'DDR5 16G'는 연초보다 40% 넘게 오른 7.535 달러를 기록했습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도 D램 가격을 인상할 계획이라고 하죠.
📈 낸드, 안정적 저장 장치로 성장 가능성
낸드 메모리는 비휘발성 메모리로, 데이터를 전원이 꺼져도 유지할 수 있는 특성이 있습니다. 과거에는 주로 저장 장치로 사용됐으나, 최근에는 AI 추론 경쟁이 낸드의 수요를 크게 늘리고 있습니다. AI 모델이 사용자 요청에 즉시 응답하려면 데이터가 안정적으로 저장돼 있어야 하는데요. HBM이 저장할 수 있는 용량에 한계가 있기 때문에 저장 용량이 큰 낸드의 역할이 주목받은 것이죠. 대규모언어모델(LLM)이나 생성형 AI가 수백GB~수천TB급 모델 파일을 사용한다는 점을 고려하면, 대용량 낸드의 역할이 매우 커질 것을 예상할 수 있습니다.
대규모언어모델(LLM): 대용량의 인간 언어를 이해하고 생성할 수 있도록 훈련된 AI 모델입니다. 딥러닝 알고리즘과 통계 모델링을 바탕으로 자연어 처리 작업에 활용됩니다.
최근에는 수직으로 메모리 셀을 쌓아 올리는 방식인 3D 낸드 기술도 도입됐습니다. 덕분에 저장 밀도가 증가하고, 데이터 전송 속도와 전력 효율이 향상됐죠. 또, 고성능 연산이 필요한 애플리케이션에서 서로 다른 기종의 제품을 효율적으로 연결하는 인터페이스인 CXL(Computer Express Link) 기술의 도입으로, 연산 장치가 직접 낸드에 접근할 수 있게 됐습니다. 이런 직접 연결은 데이터 전송 속도와 처리 효율, AI 추론 성능의 향상을 이끕니다.
이에 낸드 가격도 오르는 추세입니다. 메모리 가격 분석업체 D램익스체인지에 따르면 지난달 30일 기준 '32Gb MLC' 낸드 계약 가격은 2.39달러로 8월 말(2.05달러)보다 16.59% 올랐다고 합니다. 빅테크를 중심으로 수요가 커지면서 메모리 반도체는 호황을 이어가죠.
AI 시대, 다양한 메모리 반도체 기술도 발전할 기회를 맞이했습니다. HBM, D램, 낸드 등 각 계층 메모리 반도체는 AI 연산과 데이터 처리 효율을 높이는 핵심 요소로 자리 잡았는데요. 이에 따라 메모리 업체도 용량 확대, 속도 개선, 적층 구조 고도화 등 기술 경쟁력을 강화하며 새로운 성장 기회를 모색합니다. 미국 투자 펀드 모건스탠리는 이번 반도체 사이클의 정점이 2027년 도래할 것으로 전망했는데요. 그만큼 메모리 업계의 호황은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입니다. 우리 기업도 이 기회를 놓치지 않고, 글로벌 시장에서 입지를 강화해야 할 때입니다.
